자유 무역의 효용
1944년 브레턴우즈는 미국의 소련 견제 전략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협상국들에게 미국 시장을 개방하고, 해상 무역을 보호해 주는 대신 우방이 되는 조건이었습니다. GATT(WTO 전신)와 IMF도 이때 만들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계획은 자유 무역을 권장하고 우방국들의 안보 비용과 무역적자를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었습니다. 소련은 붕괴됐고, 미국 우방에 선 국가들은 제조업 수출로 경제 성장 수혜를 누렸습니다.
자유 무역의 비용

80년이 지난 지금의 미국은 자유 무역의 효용보다 비용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자유 무역 시스템을 개조한 새로운 세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감수했던 무역 적자와 세계 안보 비용을 우방국들이 더 많이 부담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관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 매개입니다.
관세 협상의 이면
금융시장은 관세 협상 테이블에 달러 절하의 암묵적 합의가 포함될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1971년 닉슨 쇼크와 스미스소니언, 1985년 플라자와 1987년 루브르 협의는 모두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통화 체제 재편이었습니다. 미국이 더 이상의 적자를 감내하기 어려운 시점에 만들어진 합의라는 점에서 지금과 유사합니다.
대미 무역 흑자와 안보 의존도가 높은 우방국일수록 협상 난도가 낮습니다. 우방국들의 관세율은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 통화 가치 절상, 안보 비용 등 다양한 의제가 포함될 것입니다. 한국도 여기 속합니다.

월스트리트, 신흥국 베팅 시작
마러라고 합의에 대한 시장의 의심은 신흥국 통화 및 증시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AQR, BOA, 템플턴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EM 주식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했습니다.
AQR은 향후 5~10년간 EM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이 미국 증시를 웃돌 것으로 전망합니다. BOA는 EM 주식을 "the next bull market"으로 표현합니다.
미국 vs. 신흥국 수익률 격차 축소
지난 15년간 미국 증시는 400% 이상 올랐는데, EM 증시 수익률은 7%(MSCI EM) 밖에 안됩니다.
수익률 격차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트럼프의 달러 절하 유도 정책이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역사적으로 달러 약세는 신흥국 주식 수익의 30%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국
올해 KOSPI 외국인 수급은 4월까지 15.6조원 순매도를 기록한 뒤, 5월 들어 1.3조 순매수로 전환했습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초기 국면이라면,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지속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외 불확실성에도 실적 성장이 뚜렷한 기업들은 외국인 자금 유입의 수혜를 누릴 것입니다. KOSPI가 연중 고점을 하반기에 달성한다면,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됩니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진입했습니다. 관세 협상이 트럼프의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환율 눈높이도 더 낮춰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여행은 싸지겠지만, 미국 우방국들로의 여행은 비싸지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 솔루션퀀트 대표이사 김윤서 올림